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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도 안심 못 하는 당뇨고혈압"… 생활습관부터 개선해야 [인터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 질환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지만,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만큼 조기에 이를 개선한다면 충분히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재만 원장(성모가정의학과)은 "당뇨병을 진단받고도 약을 복용하지 않고 혈당을 정상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며 "금연, 절주, 수면 관리, 운동 등 한 가지라도 라이프스타일을 개선시킨다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만성 질환의 또 다른 이름인 생활습관병의 예방과 관리 방법에 대해 김재만 원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Q. 생활습관병과 만성질환, 정확히 어떤 차이가 있나요
생활습관병은 글자 그대로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흡연과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됩니다. 반면 만성질환은 생활습관 외에 유전과 환경적인 요인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더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처럼 일반적인 만성질환은 일부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보다는 생활습관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같은 의미의 용어로 이해해도 됩니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과 뇌졸중, 치매와 암 등 비감염성 질환은 만성질환 즉 생활습관병에 해당됩니다.
Q. 최근 2030대에서도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식습관을 보면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가 늘어나고, 과거에 비해 과일이나 야채 섭취량이 줄어든 것이 원인입니다. 운동의 경우 업무를 보거나 출퇴근 시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따로 시간 내서 운동하지 않으면 신체 활동량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수면 습관도 문제입니다. 밤늦게까지 컴퓨터나 인터넷 등 매스미디어의 과다 노출로 인한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일과 건강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학업과 취업 문제, 결혼과 경제 문제, 직장 내에서의 갈등과 같이 다양하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도 생활습관병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Q. 만성질환은 증상이 없다고 하는데,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야 할까요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알려진 고혈압은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비만과 흡연, 과음, 과식 등의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경우, 심한 두통이나 숨이 차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해서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고지혈증 검사가 필요합니다.
Q. 만성질환은 완치가 어렵다고 하는데, 치료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일반적인 치료는 약물과 수술 등으로 병을 낫게 하는 데 초점을 두지만, 만성질환은 완치보다는 생활습관의 개선과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즉, 완치한다는 개념보다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최근 유행하는 '거꾸로 식사법'이 만성질환 관리에 효과적인가요
거꾸로 식사법은 야채와 나물 등과 같이 식이섬유소를 먼저 섭취하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식사를 하게 되면 위를 통과하는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급격한 혈당 상승을 억제하게 됩니다. 또한 식이섬유소를 꼭꼭 씹어 먹게 되면 포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과식을 줄이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저염식을 실천하게 되면 고혈압의 예방과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유용한 식사법입니다.
Q. 만성질환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유산소 운동으로는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도움이 되는데 자신의 상황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면 됩니다. 주 2~3회의 근력 운동은 근육과 관절을 강화시키고 골밀도를 증가시킴으로써 골다공증과 당뇨병, 관절염 등에 효과적입니다.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의 강도나 종류 등에 대해서 주치의와 상담 후 선택하시기를 권합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성인의 경우 주당 최소 150분 이상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주 2일의 근력 운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통해서 기분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도 운동의 목적이기 때문에 바쁘거나 몸의 컨디션에 따라 산책이나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충분히 효과적입니다.
Q. 바쁜 현대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알려주신다면요
따로 시간 내서 운동하기 바쁜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점심 시간이나 휴식 시간을 잘 활용해서 매일의 루틴을 만들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점심 식사 후 근처 공원이나 거리를 산책하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대신에 계단 이용하기, 물을 자주 마셔서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기기, 휴대폰 사용 시 서서 혹은 걸으면서 통화하기,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시 서서 가기 등 자신의 환경이나 상황에 맞는 작은 실천들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Q. 신장 건강과 관련해서 '단백뇨' 증상이 나타난다고 들었는데, 위험한 건가요
거품뇨라고 하는 단백뇨는 신장에서 단백질을 걸러내지 못해서 체외로 배출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인으로는 신장의 염증이 있거나 신기능의 저하 등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나타나는데 이때는 단백뇨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반면에 일시적인 단백뇨는 과도한 운동이나 스트레스, 열이 있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나타나는데 원인이 제거되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단백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과도한 단백질이나 소금 섭취를 줄이며,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소변 검사와 혈압, 혈당 관리가 필요합니다.
Q. 스트레스와 수면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스트레스와 수면은 각각 독립적으로 생활습관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는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를 더욱 악화시키는 상황을 만듭니다.
음식만큼 생존에 중요한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학습이나 기억 장애를 초래하고,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심장병과 뇌졸중, 치매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와 수면 관리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Q. 연령별로 꼭 받아야 하는 건강검진이 있나요
건강검진은 나이와 성별, 가족력과 생활습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20~30대는 기본적인 혈액과 소변 검사, 여성의 경우에는 자궁경부암 검사를 통해 질병에 대한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의 시작이 필요한 연령입니다.
40대부터는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진단에 초점을 둔 공단 검진과 가족력이 있는 질병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가 정기적으로 필요합니다. 60대부터는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질병 발생 위험도 높아지므로 치매 조기 진단을 위한 인지 기능 평가, 골다공증 진단을 위한 골밀도 평가, 만성질환에 대한 신장과 뇌의 정밀한 평가, 갱년기 평가 등이 필요합니다.
Q. 만성질환이 의심되거나 가족력이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혈압과 혈당의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사실 작은 차이에 불과합니다. 잘못된 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생활습관병이 될 수 있듯이, 일상의 루틴처럼 쉬우면서도 올바른 습관들을 실천한다면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스트레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실천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운동이나 생활 습관 등 한 가지라도 자신의 생활을 개선시킨다면 이전보다 건강해진 자신을 발견하고 건강에도 더욱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기획 = 백선혜 건강 전문 아나운서